[한국일보] 고운기 교수, 칼럼 ‘외교에서의 스포츠토토 비공식’ 기고

3월 23일자 「외교에서의 스포츠토토 비공식」 기사

2024-04-01     정연 커뮤니케이터

고운기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3월 23일자 <한국일보>에 칼럼 ‘외교에서의 공식과 비공식’을 기고했다.

고 교수는 “격식을 차린다는 것은 예의와 직결된다”며 “이는 외교에서 더 첨예한 법인데, 나라 꼴이 잘 유지되던 시대일수록 엄정했으니, 거꾸로 보면 엄정했기에 관계 또한 잘 유지되는 것이고, 그 결과가 나라에 이익을 주었다”고 했다. 다만 고 교수는 “그런데 외교는 이런 프로토콜에 국한하지 않는다”며 “긴하고 중한 정보는 도리어 낮은 자리에서 비공식으로 교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박지원, 신유한의 사례를 소개했다. 고 교수는 “'열하일기'(1780)는 중국 기행문의 백미이지만, 저자 박지원은 정사인 삼종형 박명원의 자제군관 신분으로 비공식 수행원”이라며 “일본 기행문 '해유록'(1719)을 지은 신유한은 정8품 제술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위에서는 외교 업무를 처리하기에 벅찼지만, (이들은) 공식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아 가능했다”며 “박지원, 신유한 같은 자유롭고 낮은 자리의 인물의 글에는 살아 숨쉬는 현장이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 교수는 정후교의 '부상기행'을 읽다가 눈길이 멎었다고 했다. 정후교는 신유한과 같은 때 제자군관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고 교수는 "그의 일본기행 16년 전인 1703년 벌어진 아코번(赤穗藩) 사무라이 47인 사건도 적어 넣었다"며 "이 사건은 일본식 의리를 설명하는 전형이고, 나중에 가부키의 최대 인기작 중 하나인 '주신쿠라(忠臣藏)'의 소재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