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제이아이엔씨 대표 김성주 페가수스 토토 인터뷰
12월 23일 자 「복지기관 40곳에 40억 나눔… 기부 잘하려 단체도 만들어」 기사
12월 23일 자 <조선일보>는 에스제이아이엔씨 대표 김성주 동문(섬유공학과)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스제이아이엔씨는 김 동문이 기부처를 발굴하고 기부할 돈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기부사업단체로, 현재 김 동문은 사회복지기관 40곳에 매월 약 4000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비롯해 굿네이버스·월드비전·홀트아동복지재단·도밍고의 집·지리산고등학교 등에 김 동문의 손길이 닿고 있다.
김 동문의 기부는 2007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는 1970년 한양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등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30여 년을 근무했다. 퇴직한 뒤엔 작은 무역 회사를 운영하면서 친구의 권유로 한 사회봉사단체에 가입했다. 2007년 어느 날 단체 사무실로 ‘미혼모 아이가 심장병을 앓고 있어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어 후원자를 찾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단체 회원들에게 긴급 모금을 요청했지만 속도가 느렸고, 결국 김 동문이 800만원 기부를 결심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는 “순간적으로 ‘내가 아니면 도울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눔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뒤 ‘기부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시작으로 김 동문이 후원하는 단체와 기관이 10곳에서 20곳, 30곳으로 늘었다. 지난 16년간 기부한 돈만 40억원이 넘는다. 김 동문은 외국계 회사를 다니면서 괜찮은 월급을 받았고, 외국인 동료의 권유로 일찍부터 국내 대기업 주식을 사모아 주식 투자 등에서 수익이 나면 기부를 했다. 기부를 더 잘하기 위해 2016년 기부사업단체를 만들어 지금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 동문은 이웃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2019년 ‘국민 포장’을 받았다.
김 동문은 작년 여름 여동생을 암으로 떠나보낸 뒤 더 많은 기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을 짓는 데 기부를 집중할 계획이다. 김 동문은 “이웃들에게는 기부를 하면서 정작 동생은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며 “여동생 같은 말기 암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싶다”고 했다. 여동생이 아껴 모은 재산 20억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호스피스 병동을 세우는 비영리법인에 기부했다. 병동 이름은 동생의 세례명을 붙여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으로 정했다고 한다. 김 동문은 “혼자 힘으론 공사비 100억원을 다 마련하기 어렵겠지만, 동생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매년 기부금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동문은 자신의 재산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동문은 “사업할 때는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돈을 불릴 궁리를 하며 살았다”며 “그러나 기부를 시작한 뒤엔 돈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니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제 기부로 좋은 소식들이 들려올 때마다 기쁨과 보람을 느끼니, 제가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