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은 같이, 888토토은 따로? 조기 888토토, 자진 유급 알아보기

조기 888토토, 자진 유급생에게 직접 듣는 이야기

2021-04-01     김도엽 기자

한양대에는 6학기(16학번까지만 해당) 혹은 7학기 만에 졸업할 수 있는 조기 졸업 제도가 있다. 반대로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지 않고, 이전 학년 혹은 학기를 다시 다니는 자진 유급 제도가 존재한다. 두 제도 모두 대부분의 재학생이 쉽게 경험하지 못할 제도, 고민 많을 제도이다. 조기 졸업, 자진 유급을 경험한 학생 세 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단 결정했다면, 망설이지 마라

▲ 지난 2017년 8월 최경희(기계공학부 14) 씨의 888토토식 당시 모습. 그는 7학기 만에 학부를 조기 888토토했다. ⓒ 최경희 동문

최경희(기계공학부 14) 씨는 누적 4.0의 평점으로 남들보다 빠른 7학기 만에 888토토에 성공했다. 3학년 겨울방학 당시 학부 연구생으로 근무하던 최 씨는 지도교수의 산학 장학생 권유로 조기 888토토을 결심했다. 당시 기업에서는 8월 888토토자를 대상으로 장학생을 모집했기 때문에, 지원을 위해서는 조기 888토토이 필요했다. 이후 888토토과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2년 후 산학 장학생으로 선발된 회사에 입사했다.

최 씨는 빠른 사회 진출, 긍정적인 인상을 이유로 조기 졸업을 추천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한 줄이라도 더 쓸 수 있고, 대부분 조기 졸업했다는 말을 들으면 깜짝 놀라요.” 비록 캠퍼스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아쉬움은 있지만, 조기 졸업 자체가 취업에 있어 하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기 졸업을 고민 중인 후배들에게 최 씨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꼭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산학 장학생으로 입사한 곳이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회사로 이직했던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 씨는 “일단 결심했으면, 그 선택을 믿고 적토마처럼 달려야 한다”며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최 씨의 학업 성적표. 그는 조기 888토토을 위해 마지막 학기에 연구실 업무를 병행하며 21학점을 수강했다. ⓒ 최경희 동문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시간

▲ 지난 2월 변주영(화학공학과 15) 씨의 졸업식 당시 모습. 그는 재학 중 학부생 최초로 ‘CES Innovation award’를 수상하는 성과를 이뤘다. ⓒ 변주영 동문

변주영(화학공학과 15) 씨는 누적 4.24의 높은 평점으로 6학기 만에 졸업했다. 그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이후 창업의 길을 걷고자 조기 졸업을 결심했다.

변 씨는 마지막 2학기 동안 49학점을 이수하며 받은 학업 스트레스와 한 번뿐인 대학 생활을 빠르게 보낸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변 씨는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졸업을 추천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변 씨는 “명확한 목적 없는 조기 졸업”을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빠른 사회진출이 성공의 척도가 아님을 강조했다. 오히려 4년의 대학 생활을 통해 본인의 꿈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조기 졸업보다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감 회복의 계기

백성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씨는 지난 2018년 9월, 1학년 2학기로 자진 유급했다. 새내기 시절 그는 학교 수업과 크게 다른 대학의 강의, 생각과 다른 전공으로 학업에 흥미를 잃었다. 그렇게 1학년을 마친 뒤 입대를 한 백 씨. 그는 전역 후 1학년 때의 방황을 극복하고자 자진 유급을 결심했다.

자진 유급의 단점으로 백 씨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꼽았다. 그는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한 학기 동안 홀로 수업을 수강했던 복학 당시 경험을 언급했다. 다행히 유급한 학기에서 수석을 차지한 백 씨는 이후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자진 유급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한 그는 현재까지 누적 평점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백성옥(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씨는 자진 유급 이후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는 등 우수한 학업 성적을 유지했다. ⓒ 백성옥 학생

그러나 그는 후배들에게 자진 유급을 추천하지 않았다. 금전적인 이유와 더불어 성적이 졸업 및 취업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는 이유다. 백 씨는 대학원 진학 등 좋은 성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진로가 아니라면, 가급적 정규 학기 내에서 재수강으로 성적을 복구하기를 권했다.